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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눈 덮힌 산과 에메랄드빛 호수

여행을 그리 많이 다녀보지는 못했지만

죽기 전에 한 번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 있다면

스위스가 그 중에 꼭 들 것은 분명하다.

정말 찬란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스위스는

치즈퐁듀 요리로 유명하고

난세의 시기에 험준한 산줄기를 따르는 길을 무기로

끝까지 중립국을 지킨 자존심 강한 나라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EU에 가입해서 유레일패스도 잘 통용되는데

화폐는 프랑을 써서 조금 불편한 점이 있다.

내가 갔던 곳은 루체른과 인터라켄인데

모두 맑은 색의 호수를 자랑한다.

먼저 루체른에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다리 중 하나인 카펠교가 있다.

카펠교

다리는 외관상 정말 아름다운데 막상 건널 때 안을 보면

온갖 낙서들로 가득하다.

그 중에서도 한글 낙서가 대부분이다.

스위스에 전단지를 보면 3개국어로 영어, 독일어, 한국어 가 적혀있을 정도로

한국인 관광객 수가 많은 듯 한데

이를 낙서로 확인하다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루체른에는 특별히 관광지라고 할 것은 별로 없지만

꼭 봐야할 것은 빈사의 사자상이다.

빈사의 사자상

화살을 맞고 힘겨움에 허덕이는 사자의 모습인데

스위스 용병의 희생을 추모하는 뜻에서 조각되었다고 한다.

실제로 보면 매우 웅장하고, 앞에 연못도 있다.

스위스에 가면 한 번쯤은 꼭 눈 덮힌 산을 올라봐야 할텐데

가장 유명한 곳은 인터라켄에 있는 융프라우요흐 이다.

하지만 올라가는데 타는 열차와 케이블카 값이 만만찮아서 포기하고

루체른 근처의 티틀리스 산(3238m)에 오르기로 했다.

등반열차

산에 오르기 위해서는 등반열차를 타야한다.

우리가 보통 알던 기차들과는 달리 경사진 곳을 오르는 열차인데

선로가 하나라서 내려오는 열차가 있으면 잠시 기다려야 한다.

등반 열차 풍경

날씨가 끝내주게 좋아서

타고 올라가는 내내 그림과 같은 풍경을 만끽할 수 있었다.

산 위의 집들

산 위에 오손도손 집들이 모여있다.

동화속에나 나올 법한 풍경이 누군가에겐 일상이라니 꿈만 같다.

티틀리스 산에는 세계 최초로 바닥이 회전하는 케이블카가 설치되어있는데

빙글빙글 돌면서 주변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저수지

케이블카에서 내려다 보이는 마을 사진인데

큰 저수지가 은색으로 빛난다.

정상

가장 문제는 카메라 배터리가 다 되어서

중요한 정상 사진을 한 장도 못 남겼다는 것…

…. 아무튼 정상에 올라 딱 경치를 내려다 보는 순간

탄성 조차 나오지 않는 웅장함에 숨이 막힌다.

험준하고 깊은, 영화에서만 볼 법한 눈 덮힌 산맥의 모습이 눈 앞에 펼쳐진다.

어쩌면 못 올리게 된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그 감동은 꼭 직접 가서 확인해야 한다.

티틀리스에서 내려온 다음에는 루체른에서 인터라켄으로 향했다.

인터라켄 까지는 기차를타고 쭉 갈 수도 있지만

유레일패스가 있다면 유람선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유람선 사진

유람선에서 찍은 호수의 사진이다.

정말 호수가 바다만큼 넓다.

악마의 산으로 불리는 필라투스도 가는 길에 보인다.

(사실 리기산이였는지 기억이 확실하지 않은데 왠지 이미지가 악마의 산 같다..)

기차로 갈아타면, 이런 말도 안되는 풍경이 펼쳐진다.

호수 풍경

나 같은 사진 찍을 줄 모르는사람이 똑딱이로 찍어도 배경화면에 쓰일법한 사진이 나온다.

융프라우요흐

마지막으로 인터라켄에 도착하면 웅장한 융프라우요흐(3454m)의 모습을

빼꼼히 내다 볼 수 있다.

인터라켄에서는 헹글라이더나 번지점프 같은 레포츠를 많이 할 수 있는 것으로 아는데

역시 30만원씩 하는 비싼 가격을 자랑하기 때문에

(기억으로 3~4만원 대였던)카약을 잠깐 대여해서 에메랄드빛 호수에서 노를 저으면서 놀 수도 있다.

스위스의 대표음식인 퐁듀는

치즈를 끓여서 찍어먹는 요리인데

코를 자극하는 그 냄새는 상상초월이다.

그리고 무지 짜다.

퐁듀

겁도 없이 오리지날 퐁듀를 시켰는데

왠만큼 무리 없이 유럽음식을 잘 소화하고

김치도 크게 그립지 않았던 나도

이것은 참 힘들었다.

아무리 진짜를 즐기고 싶어도 야채를 넣은 차이니즈 퐁듀를 추천…

물도 비싸서 안 마시고 버티고 있었는데

종업원이 안쓰러웠는지 수돗물을 떠다주었다.(지하수라서 마실 수 있다)

아무튼 치즈라고 다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닌듯…

숙소 예약이 안되거나, 날짜 계산을 잘못해서 하루 더 예약하는등

탈이 많았던 스위스 여행이였지만

태어나 최고로 눈이 호강했던 추억으로 남아있다.

꼭 다시한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