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the ‘Personal Thoughts’ Category

2010년 5월 26일의 일기

오랜만에 다시 들여다 본 일기가 좋게 느껴져서 옮겨본다

이제 졸업때문에 대학원 연구실이랑

여러가지 찾아 보다 보니까
문득 학부생활이 정말 끝나겠구나하고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기회는 많았지만 그 동안 열심히 공부하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다.
학점도 별로이고, 그렇다고 정말 열심히 논 것도 아니고
돌아보면 부끄럽게도 애매하고 답답하게만 세월을 흘려보냈다.
늦게나마 불 붙은 컴퓨터에 대해 더 공부해봤으면 하는 아쉬움
소중한 사람들을 만나서 감사하지만
좀 더 활발하게 인간관계를 맺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
여러 아쉬움이 겹쳐져 가슴을 누른다.
고등학교 때는 끊임없이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힘들었지만 보람되게 살았는데
지금의 나는 고등학교 때 꾸던 꿈 보다 작은 꿈을 꾸고 있고
그 때만큼의 열정도 사라졌으며
‘안 되면 안되는 것이지’라는 안일한 생각 속에 살고 있다.
어쩌다가 내가 이렇게 되었을까…
앞과 뒤를 내다보지 못하였다.
여러 갈래 길로 나뉘어 진 미래를 막연히 한 가닥으로 잡아 내다보았고
잘못 들어섰던 길에 대한 이정표를 재빨리 고치지 못하였다.
새내기때 나는 정말 성공적인 대학 생활을 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지금의 나는 어영부영 끝내버린 추억을 지니고 떠날 채비를 한다.
어쨌거나.. 부끄럽지만 그나마 지금이라도 정신을 차리면 괜찮다.
바위가 길을 가로막고 있을 때 돌아가려는 꾀를 내지 않고
정면으로 맞서 돌진했던 고등학교 그 시절 나로 돌아가야한다.
열정을 쏟아 부어 바위를 힘겹게, 밤을 새가면서 치워낼 때의 그 희열을 다시 느껴보자.
가슴 속에 내 이름을 다시 새기자.

흘러가는대로 놔두면 무던히 바보가 된다

평소에 살아가는데 있어

나 자신을 그렇게 내모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나’ 이다.

의무감에 밀려 억지로 무언가를 하는 대신

좋아하는 것을 잡고 매진하는 성격.

하지만 너무 방치했다.

많이 무식해진 ‘나’ 이다.

글을 많이 읽고 써봐야 하며,

제목만 들어도 누구나 알 법한 책은 애써 읽어야 하고,

필요하다 생각되는건 계획적으로 실천하라.

그렇게 짧은 거리는 아님을

달리기를 할 때

출발선에 앉아 평소보다 가까이 땅을 마주하면

운동장 고유의 흙먼지 냄새가 코를 타고 은은히 번져온다.

목표를 한 번 보고나서 밀려드는 긴장감, 그러나 설레임, 하지만 다시 두려움이 교차하며

공기를 가르는 따끔한 화약소리에 있는 힘 껏 발을 내딛는다.

얼마 안 가서 뒤쳐지는 나는 몸부림 치며 따라잡으려 하지만

무언가가 붙잡는 듯 무거운 몸에 답답하기만 하다.

하지만 인생은 장거리 달리기.

조바심이 휘젓는 대로 따라 흔들려봐야 겁이나 먹을 뿐.

갓 출발한 지금,

미리 패배하지 말자.

그러한 기분의 그런 날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지하철 한 켠에 기대어 서서

이어폰을 꽂고 MP3를 듣고있노라면

어느 새 열차는 한강을 가로지르고,

휙휙 지나가는 철골 구조물 사이로

차분히 흐르는 강물이 보인다.

흐린 날의 일요일 오후,

투명한 칸막이 문을 지나

시야가 닿은 옆 칸에는

들리지 않는 소리로 웃으며 재잘거리는 여학생들이 서있고,

덜컹거리는 열차에 매달려 규칙적으로 흔들리는 손잡이가

같은 박자로 마음을 휘젓는다.

귓속에 은은히 퍼져오는 음악소리는

유럽 어딘가에 있을법한 미지의 골목길을 떠올리게 하고,

허공에 울리는 기타 소리를 잡으려 하면

이내 깜깜한 터널과 함께 사라지고 마는,

신비함과 공허함이  뒤섞인

그러한 기분의 그런 날이 있다.

상아탑을 오르는 자세

흔히들 학문의 길을 상아탑이라 말하곤 한다.
프랑스의 어떤 사람이 한 말에서 비롯되었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이유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상아탑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머릿속에는 바벨탑과 비슷한, 첨예하게 솟아있는 하얀 색의 탑의 이미지가 떠오르곤 한다.
탑은 빙글빙글 도는 나선 모양으로 생겨있고, 내부에는 빙글빙글 계단이 끝도 없이 있다.
꼭대기의 모습은 밖에서도 안에서도 볼 수 없다. 단지 한 점으로 수렴하는 것을 짐작할 뿐이다.
정말 상아로 만든 것인지 표면이 매끌매끌하게 생겼는데 그 구조는 층층히 삐뚤빼뚤하게 생겨서 스산한 느낌을 준다.
중간중간에 뻥 뚤린 어두운 창에서 공허함이 새어나온다.

대학원 입학을 앞둔 최근에는 이 괴상한 탑의 입구에 내가 서 있는 것을 상상하곤 한다. 과연 이 것을 어떻게 올라야 할까? 이거 완전 무지막지하지 않은가.

대학을 졸업하고 어디를 가든 힘들지 않은 곳이 없고 겉 보기에 험한 곳도 수두룩 하지만, 이 상아탑을 오르는 길은 시끌벅적함이 없으면서도 그 조용함이 사람의 기를 눌러 조금씩 지치게 할 것 같은, 깊은 곳에서 스며드는 두려움이 깔려있다. 그래서 걱정이 앞선다.

탑의 안은 항상 갑갑하고 그림자만이 드리워져있는데 이 의지박약에 말초적자극의 노예인 내가 구름 위 계단을 밟는 소수의 영광을 누릴 수 있을 것인가?

사실 아직까지도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시작해야할지, 지금 느끼는 두려움 말고 어떤 어려움이 가로막을지 짐작이 잘 가지 않는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포기하지 않으면 끝까지 오를 수 있다는 건데, 긴 여정인 만큼 페이스 조절을 해야할 것 같다. 빠르면 지치고 느리면 뒤쳐진다.

첫 포스트

블로그를 옮기고 옮기고 옮겨서

결국 WordPress에 정착

 

과연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